■ 편집자의 책소개
“한국 최고의 연애 시집”(황현산)이라는 찬사를 받은 유진목 시인의 첫 시집 『연애의 책』을 문학동네포에지 57번으로 새롭게 복간한다. 『연애의 책』은 2016년, 시집 한 권 분량의 시를 투고받아 검토한 다음 펴내는 삼인시집선 1번으로 세상에 처음 선을 보인 바 있다. 평론가 황현산과 시인 김정환, 김혜순 세 선정위원의 3년여에 걸친 엄밀한 선정과정의 첫 열매였다. 유진목 시인은 문예지나 신춘문예에서 몇 편의 시를 발표하며 등단한 것이 아닌 처음부터 완결된 고유한 한 권의 세계로 등장한 것이다. 초판 해설을 쓴 조재룡 평론가에 따르면 유진목 시인은 사랑의 자취와 행위, 그 순간 피어오르는 제 마음을 적는 데 몰입하는 것처럼 보인다. 시인은 그가 지나온 ‘저기-삶’을 ‘여기-현실’로 붙들어 매며 장면과 장면(scene)에 밴 사랑의 자국과 상흔을 탁월하게 연출해낸다. 그의 시가 우리에게 내비추어 보여주는 것은 삶의 슬퍼서 찬란한 어둠이고, 삶의 저 즐거워서 컴컴한 빛이다. 그는 상징을 어루만지며, 타인을 호명하는 방식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그렇게 ‘그리움’이라고 부르기에 부족한,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하기 어려운, 특이하고도 독특한 시적 순간을 연애의 사건으로 시로 만들어낸다. 이렇게 아직 우리에게 존재하지 않았던 연애시는 도착한다. 어느새 우리를 다른 곳으로 데려다놓고, 다른 곳을 보게 하는, 그런 시를.(조재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