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싶고 머물고 싶은 우리길 21

걷고 싶고 머물고 싶은 우리길 21

  • 자 :김화성
  • 출판사 :동아일보사
  • 출판년 :2015-03-06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15-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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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생활자를 위한 느린 걸음으로 만나는 꽃길, 숲길, 바닷길...

길 위에서 다시 ‘나’를 찾는, 인생이 가벼워지는 걷기 여행!



2009년 ≪길 위에서 놀다≫에 이어 두 번째 걷기 책!

도보 여행자를 위해, 전문 기자가 전하는 21가지 ‘사색의 길’을 소개한다.




“밤에 논두렁길을 걸으면 하늘의 별들이 머리에 쏟아진다. 농사의 ‘농農’자가 왜 ‘별辰을 노래曲’하는 뜻을 담고 있는지 금방 깨닫는다. 가을 하늘에서 맨눈으로 볼 수 있는 별은 2,000여 개쯤 된다. 하지만 서울 밤하늘에선 잘해야 4, 5개 정도만 볼 수 있다. 서울 가로등은 17만 개나 된다. 보안등도 22만 개나 된다. 지상의 전깃불을 켜니 하늘의 별이 꺼진다. 마드리드는 인구 300만 명의 스페인 수도이다. 이 도시엔 조명 불빛 22만 개가 하늘로 18km, 사방 200km까지 뻗어나간다. 24시간 불 켜진 곳에서 운동도 하지 못하고 사료와 항생제만 먹고 자라는 양계장의 닭이 생각난다. 현대 도시인들도 그런 닭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은이의 글 중에서



일분일초라도 현실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수많은 걷기 여행자들이 자신만의 트레킹 코스를 찾아 떠나고 있다. 여행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유명해진 섬진강 매화길과 지리산 둘레길, 제주 올레길, 소백산 자락길 등은 휴가철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하지만 누가 보느냐 어떻게 느끼느냐에 따라 똑같은 장소와 시간에서도 길의 모습과 이야기는 달라진다.



길은 숨쉬기 위해 떠난다지 않는가. 수많은 여행책에서 숨 가쁘게 소개되는 정보를 뒤로 하고 천천히 저자의 호흡에 따라 떠나 보자. 숲길, 산길, 골목길, 논두렁길, 밭길, 고샅길, 마실길 모두 ‘나의 본적’이라 말하는 저자의 내면을 좇다 보면 우리도 아무런 목적 없이 걸어야 찾을 수 있는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정보도 있고, 역사, 문학, 철학, 음식 등 온갖 것들이 함께 버무려져 있는,

그래서 시집인지 역사책인지 식물도감인지 헛갈리지만

읽고 나면 입안에 쩍쩍 달라붙고, 기름이 자르르 흐르는 전주비빔밥 같은 책!



이야기와 자연이 어울려 흐르는 길




그림 같은 길을 만나면 자신만의 혹은 함께 하는 여행자의 추억이 이어지게 된다. 늙은 농부의 모습에서 아버지의 모습이 보이고, 꽃구경 나선 할머니의 꽁보리밥 시절 얘기에 귀가 쫑긋 선다. 저자는 길 위에서 만나는 수많은 이야기를 풍경과 소리와 향기로 풀어낸다.

‘섬진강 매화길‘에서 우리는 매화를 닮은 늙은 선비의 얼굴을 만난다. 매화를 끔찍이 생각했던 퇴계 이황은 눈 내리는 겨울밤엔, 화분 매화를 앞에 놓고 술잔을 기울였다. 그가 눈을 감을 때, 매화에 물을 줄 것을 당부했던 마음을 기려 지금도 안동 도산서원에는 늙은 매화가 해마다 꽃을 피운다.

‘하동 평사리 토지길’에서 들판의 바람소리, 흙냄새가 시처럼 흐른다. ‘이 세상에 가장 듣기 좋은 소리는 마른 논에 물 들어가는 소리, 아기 목구멍에 젖 넘어가는 소리, 자식 책 읽는 소리….’ 토지길 1코스에서 문득 소설 ≪토지≫를 만난다. 고소산성에 올라가야 한눈에 보이는 평사리 들판, ‘구천이 소나무’는 소설 속에 펼쳐진 인생의 쓴맛과 단맛이 버무려져 눈앞의 자연과 나 자신이 서로 어울려 뛰놀게 만든다.





길 위에 놓인 역사를 읽다



여행지의 관광 장소를 방문할 때 우리는 ‘여기가 그곳인가’ 하는 짧은 감탄과 함께 눈으로 몇 번 훑어본 후 잠시 쉬어 간다. 하지만 풍경에 가려져 기억 저편으로 사라지는 역사 속 그 길은 저자의 말과 글로 다시 살아난다. ‘화절령·만항재 운탄길’은 강원 정선 영월의 백운산, 함백산 자락의 석탄 캐던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길이다. 사람은 떠나고 자연만 남아 진폐증에 시달리던 시절을 견디고 노란 민들레가 웃고 있는 길. 폐광의 노랫소리는 평탄한 운탄길을 따라 느릿느릿 흐른다.

거문도 편에서는 100년 전 열강 세력의 침략으로 위기를 겪었던 사건, 부안 변산길 편에서는 변산 우반동에서 혁명을 꿈꾸고 ≪홍길동전≫을 집필한 허균과 ≪반계수록≫을 집필한 유형원을 소개한다. 지리산 둘레길에서는 옛 신라 땅이였던 운봉고원의 역사를 만난다. 이성계가 운봉고원의 목젖인 황산협곡에서 왜구와 맞서 ‘달빛을 끌어당겨’ 한밤까지 활을 쏘며 싸웠다는 ‘인월’이라는 지명도 새롭게 이해할 수 있다.





감성을 자극하는 시와 질박한 글의 아름다움



소개되는 시와 글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져 무엇이 시인지 무엇이 글인지 몽롱해질 정도로 글 따라 읽는 맛이 색다르다. ‘변산은 바다를 안는다. 자꾸만 머리를 부비며 달려드는 바다를 쓰다듬는다. 들판의 곡식들은 바다 소리를 듣고 자란다. 그 흐느낌을 들으며 익는다. 결코 쓰러지지 않는다. 채석강의 책 읽는 소리를 듣고 깨우친다. 적벽강 수사자의 기개를 배운다.’

서정주 시인을 비롯한 서른 명이 넘는 시인들의 주옥같은 시가 길을 따라 펼쳐진다. 그 장소와 풍경과 시점이 맞물리는 시와 글이, 본문의 처음과 중간 곳곳에서 길 떠나는 이들의 발목을 쉬게 하고 스스로 사색할 여유를 찾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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