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

무게

  • 자 :리즈 무어
  • 출판사 :문예출판사
  • 출판년 :2014-05-14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16-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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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을에 가장 잘 어울릴,

감성적이면서도 비감성적인 소설

-외로움과 결핍의 무게를 짊어진 이들의 따뜻한 소통



감성, 연민, 절망, 희망으로 엮인 세 사람의 나란한 동행




이번 가을, 독자들을 적적한 감성에 젖게 할 근사한 소설 한 편이 선보인다. 《무게 : 어느 은둔자의 고백》(문예출판사)이라는 미국의 젊은 작가 리즈 무어의 독창적인 작품이다. 출간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여러 매체에서 경이로운 찬사를 수없이 받아온 이 소설은 타인과 단절된 채 살아가는 오늘날의 우리 모습에 깊게 공감하도록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 이야기의 중심에는 수줍음과 외로움으로 자기 주위에 스스로 커튼을 친 연약하고도 사랑스러운 세 인물, 아서, 켈, 샬린이 있다.



쉰여덟의 은퇴한 대학교수인 아서는 250kg에 달할 만큼 몸이 병적으로 뚱뚱하다. 삶에 대한 실망이 주는 무게는 그를 십 년이 넘도록 뉴욕의 집 안에 숨어 살도록 했다. 겉으로 보기에 그는 부자인 데다가 건축가로 매우 성공한 아버지도 있고, 부모님께 물려받은 아름다운 가구와 책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것들 가운데 어떤 것도 아서의 결핍을 메꾸어주진 못한다. 아서는 몇십 년 동안이나 자신에게 주어진, 그러나 정작 필요하지 않은 행운을 내팽개쳐둔 채로 살아간다. 온라인으로 쇼핑하는 것을 제외하고, 아서가 바깥세상과 연결되는 유일한 일은 그의 예전 여자 친구이자 야간 학교 학생이었던 샬린과 편지를 주고받는 일이다. 그러나 그는 편지에서 샬린에게 자신에 대해 많은 거짓말을 했다. 그리고 결국 그는 자신이 품은 예민하고 나약한 자의식, 결핍, 소망을 수줍게 고백하며 자기 자신의 모습과 삶을 받아들일 준비를 한다.



한편 브루클린에서 3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가난한 동네 용커스라는 마을에 사는 열일곱 살 켈 켈러는 엄마 샬린 터너의 고집으로 펠스 랜딩이라는 부자 동네의 학교에 다니는 불쌍하고 외로운 고등학생이다. 아버지의 부재, 술로 인생을 사는 엄마의 망가진 모습, 부유한 동급생들의 삶에서 박탈감과 열등감을 느끼지만, 야구 실력을 비롯한 운동신경이 뛰어나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고, 메이저리그에서 뛰려는 꿈을 품은 아이다. 그러나 많이 배우고 똑똑해지고 싶어 했던 샬린은 경제적인 여건과 갑작스럽게 태어난 아들 켈에 의해 학업을 포기해야 했다. 꿈을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일까, 샬린은 프로야구 선수가 되려는 켈의 꿈을 인정하지 않고 켈을 대학에 보내고자 한다. 그리고 켈의 대학 진학에 대한 조언을 듣고자 오랜 세월 연락을 끊었던 옛 남자 친구 아서에게 전화를 걸게 된다.



아서는 갑작스레 걸려온 샬린의 전화로 인해 삶의 전환점을 맞는다. 샬린에게 아들이 있었다는 충격적인 소식에 그는 잠시 주춤하지만 마침내 켈을 맞을 용기를 내고, 그 첫걸음으로 오랜 세월 먼지에 뒤덮여 있던 자신의 집을 청소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그의 집에 찾아온, 어린 나이에 미혼모가 될 운명에 처한 청소부 욜란다와의 대화가 시작된다. 그 둘 사이에 조심스럽게 피어나는 잔잔한 애정은 세상을 향해 자신의 삶을 열려는 아서의 고통스러운 과정을 격려한다.



아서와 켈, 둘 다 가족과 친구의 정에 고파 하는 외로운 이들이다. 이 두 인물이 샬린이라는 위태로운 다리를 거쳐 자신들만의 가족을 만들 수 있을까? 외모만큼이나 서로 다른 두 사람의 개성 있는 목소리는 독자의 주의를 끌기에 충분하고, 소설의 첫 페이지를 열자마자 시간의 분초를 샐 틈 없이 그 결말은 어느새 눈앞에 다가와 있을 것이다.





우리네 마음을 산산이 부서뜨리고 다시 엮어줄 아름다운 소설



소설에 등장하는 주요 등장인물인 아서, 샬린, 켈 모두는 가족의 정에 대한 결핍, 외로움, 채워지지 않는 소망으로 인한 고독을 느낀다는 점에서, 그리고 그러한 고독을 해결하기 위해 음식, 술, 야구 등 무언가 다른 대체물에 중독되어 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하지만 진짜 가족 관계에 있지 않은 등장인물들이 서로에게 연결되어 위로가 됨으로써 그 중독을 이겨낼 거라는 희망을 전달한다. 소설은 아서와 켈의 교차되는 독백으로 이어지며, 샬린은 그 사이에서 아서와 켈이라는 전혀 다른 두 인물이 연결되도록 하는 숨은 시선이 된다.



겉으로 보기에 전혀 연결될 것 같지 않은 소설의 주인공들을 예기치 않은 한곳의 장소로 모을 수 있었던 것은 이 소설의 지은이인 리즈 무어의 탁월한 이야기 솜씨 덕분이다. 무어는 타이트하고도 절제된 말솜씨로 아서, 켈, 욜란다가 나란히 걸어가는 길을 만들어낸다. 무어는 사람들이 자기 밖의 세상과 충돌할 때 상처받지 않기 위해 주변에 쌓아두는 보호막, 예를 들어 음식이라든지 젊은이의 객기라든지 운동이나 낭만적인 사랑에 대한 집착이라든지 하는 것을 덤덤히 묘사한다. 하지만 거기서 그치지 않고 그들이 어둡게 쳐 내린 커튼을 조심스럽게 열어 그들이 숨 쉴 수 있도록 보듬는다는 점에서 등장인물들에 대한 지은이의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



아서와 욜란다와 켈의 외모, 그들이 사는 공간, 그들이 사용한 물건에 대한 묘사는 그들 삶의 면면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한다. 아서의 오래된 낡은 집, 그가 오랜 세월 앉은 채로 떠나지 않았던 소파는 그의 무게만큼이나 무겁게 느껴지지만 그 빈자리만큼이나 공허하다. 켈의 짧고도 빠른 목소리는 가족의 결핍으로 인해 느끼는 두려움과 억제되지 못하는 십대의 예민함을 전달한다. 곳곳에서 유쾌하게 나열되는 음식의 종류는 소설의 줄기를 이루는 삶의 무거운 고독과 낯설게 조우한다. 앙증맞은 체구에 볼록한 배를 한 욜란다의 모습과 다리 사이로 뱃살이 늘어지는 거구의 아서 또한 어울리지 않을 듯하면서도 산뜻한 조화를 이룬다. 이처럼 작가가 꾸며놓은 독창적인 조합과 어울리게, 소설은 삶과 고독의 무게라는 쉽지 않은 주제를 경쾌하면서도 세련된 언어로 전달한다. 그로 인해 독자는 눈물바람을 하지 않고도 깊은 울림에 빠져드는 독특한 체험을 하게 된다. 덤덤한 절망과 은은한 희망으로 가득 찬 이 소설은 올가을에 가장 잘 어울릴, 감성적이면서도 비감성적인 여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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